올해 상반기 영화계에는 남자 톱스타들이 잇달아 관객들을 찾아 어느 때보다 관심과 기대가 컸는데요. 현빈을 비롯해 송승헌, 장동건 등이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특A급 배우라고 할 만한 스타가 출연했지만, 애초 예상만큼 흥행을 하지 못했는데요.
반면 이선균, 조진웅이 주연한 [끝까지 간다]는 호평과 함께 성적도 꽤 좋습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과 의미에 대해 스포츠서울 김용습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 현빈, 송승헌, 장동건 등이 출연한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기에 팬들의 기대가 아주 컸습니다
A) 현빈의 [역린], 송승헌의 [인간중독], 장동건의 [우는 남자] 모두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많은 팬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먼저 [역린]은 조선 역사상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정조가 즉위한 후 자객이 존현각에 숨어든 정유역변을 토대로 노론 세력과 정순왕후의 끊임없는 암살 위협 속에서 치열하게 산 정조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특히 현빈이 군제대 후 4년 만에 택한 작품인데다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등 초호화 출연진에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였습니다.
송승헌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정통 멜로물[인간중독]에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9금 파격 베드신에 도전해 관심이 컸는데요. 또한, 신인 여배우 임지연과 호흡한데다 [음란서생], [방자전] 등을 통해 독특한 에로티시즘 미학을 선보였던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습니다. 장동건의 [우는 남자]도 화제였는데요. 톱스타 고소영과 결혼해 1남 1녀를 둔 40대 아빠 배우 장동건이 2년 만에 출연한 영화로, 한국형 액션 누아르를 표방했고, 원빈을 액션스타로 거듭나게 한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의 신작이기에 개봉 전부터 기대감이 컸습니다.
Q) 그런데 막상 개봉하고 나니 흥행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A) 네, 그렇습니다. 현빈, 송승헌, 장동건은 개봉 전에 언론과 인터뷰에서 약속이나 한듯 "흥행에 목말랐다"고 밝혔음에도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습니다. 12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역린]은 지난 4월 30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수 384만여명을 기록해 손익분기점인 320만명을 살짝 넘기는데 그쳤는데요. 톱스타 현빈의 이름값과 멀티 캐스팅 등을 고려하면 무척 아쉬운 결과입니다. 지난 5월 14일 개봉한 [인간중독]도 부진했습니다. 누적관객수 143만명에 불과해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고요. 현재 상영 중인 [우는 남자]는 개봉 4주차까지 누적관객수 60만여명에 불과해 참담한 수준입니다. [우는 남자]는 총제작비가 100억원대인데, 손익분기점 250만명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빈은 안도의 한숨, 송승헌은 캐릭터 변신에만 만족, 장동건은 제목처럼 울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톱스타가 출연했고 이른바 스타감독의 화제작인데 이처럼 줄줄이 흥행 부진을 겪은 이유가 뭘까요?
A)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외부적 요인으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엑스맨] 그리고 톰 크루즈가 주연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과 세월호 애도 분위기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영화가 개봉했을 때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홍보 활동이 위축된 부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요인보다는 내부적인 문제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톱스타 캐스팅에 기댄 안일한 제작 방식과 감독들이 전작의 완성도에 못 미치는 만듦새 등으로 인해 스토리의 개연성과 극적인 밀도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등, 전체적으로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져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았다고 봅니다.